중국은 부동산 문제에 수 년 전부터 직면해있다.
중국 증시를 보면 시총 상위권이 대부분 부동산, 금융기업으로 다른 나라와는 다른 양상을 보이며 특히 증시 시가총액 1/3이 부동산기업인 것은 굉장히 특이한 케이스이다.
중국이 이렇게 된 것에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다.
그 이야기를 지금부터 해보려고 한다.
호적제에 의한 신분제
중국은 자본주의를 받아들인 사회주의 국가로 국가 관리 하에 자본주의를 펼치는 중국식 자본주의를 하고 있다.
자본주의가 공산주의보다 여러 방면에서 장점이 많은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지만 큰 단점이 하나 있는데 극심한 빈부격차이다.
물론 공산주의 역시 부정축재로 인해 권력층과 엄청난 빈부격차가 나타나게 되지만 자본주의는 그런 부정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굴러가는데도 개인 간의 자본 차이가 계속 벌어지게 되어있다.
이 부분에 대해서 궁금하다면 10분만에 이해하는 자본주의 글을 참고하길 바란다.
중국은 상하이 등 서해에 있는 연안지역과 시골지역의 1인 소득이 8배 정도 차이가 난다.
산업혁명 직후 많은 사람들이 일자리를 찾아 농지를 버리고 도시로 유입된 것처럼 중국도 현재 그런 현상을 보이고 있고 한국에서 양질의 일자리를 찾아 수도권을 몰리는 바람에 수도권 집값이 미친 것처럼 중국 역시 수도권 부동산 가격이 엄청나다.
하지만 중국은 제도적으로도 이런 현상을 부추기도 있다.
중국은 호적제를 시행하고 있는데 시골 호적인 사람은 도시에서 살 수 없다. 정확하게는 도시에서 살 수는 있지만 교육 등 공공혜택을 전혀 누리지 못한다.
아버지의 호적이 어디냐에 따라 자식이 어린 시절 자라야하는 환경이 결정되며 당연히 소득수준 차이가 있기 때문에 대물림할 수록 그 격차는 점점 심해진다. 이런 현상을 탈피하기 위해 가정에선 아버지만 도시에 가서 일하고 가족들에게 돈을 보내주는 일이 많다. 어차피 가족들과 다같이 올라가도 시골 호적이라면 어린 자식들은 도시에서 교육 등 공공혜택을 받지 못하기 때문에 거주하기 어렵다.
이런 상황에서 일부 지방도시에서는 시골 사람들에게 아파트를 구매할 경우 도시 호적을 주는 정책을 펼치고 있다.
당연히 많은 시골 호적을 가진 사람들이 돈을 모아 아파트를 사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 이건 아파트가 좋아서 그런게 아니라 도시 호적을 가지기 위한 것이다.
부동산 수요 증가와 금융기업의 성장
마치 조선시대 공명첩 마냥 중국에선 아파트가 팔리고 있는데 수요가 많다고 했다.
시장경제에서 수요가 많으면 당연히 가격은 뛰게 된다.
아파트 한 채를 사는데 10년, 20년치 수입이 들어가야 하는데 사람들이 그만한 현금을 가지고 있을리가 없고 당연히 은행에서 대출을 받아서 집을 사게 된다. 어느나라나 마찬가지 이야기다.
다만 중국은 인구도 많고 신분상승의 증서를 사는 것이니 당연히 수요도 모든 상품 중에서 으뜸이고 그만큼 대출 수요도 많아 현재 중국 주식시장의 시총 상위권을 부동산 기업과 은행들이 차지하게 된 것이다.
비틀거리는 부동산
하지만 수요에는 한계가 있다.
최근 몇년동안 한국시장에서도 있었던 일이다.
엄청난 수요로 집값이 너무 많이 올라가버린 것이다.
예전에 10년치 수입을 모으면 집을 살 수 있었다면 어느새 20년, 30년, 50년치를 모아야 살 수 있게 됐다.
다들 사고는 싶지만 엄두도 못낼 가격이라면 어떻게 되겠는가?
당연히 의욕이 꺾일 것이고 수요는 감소할 수 밖에 없다.
그럼 자연스레 부동산 가격은 상승을 멈추고 하락할 수 밖에 없다.
문제는 여기서부터 시작된다.
건설사는 아파트를 지어서 분양해서 돈을 벌기 때문에 짓기만 하면 팔리니 지금까진 돈 벌기 쉬웠다.
그런데 수요가 떨어지니 지어도 안팔리는, 미분양 물건들이 생기기 시작한 것이다.
그렇다고 이제와서 공급을 줄이면 수익은 자연스럽게 감소하게 되고 아파트를 짓기 위해 조달했던 부채가 미분양 물건 들로 인해 부담도 커지게 된다.
또한 부동산 가격이 떨어지게 되면 부동산을 소유한 사람들의 수요도 위축되기 때문에 중국의 경제 성장 역시 타격을 받게 된다. 중국의 부동산 가격이 계속 오를 수 있었던 이유는 중국 시장 전체가 성장하면서 빈부격차는 있지만 다들 소득이 성장해왔기 때문인데 개인 자산이 감소하면서 수요가 위축되면 그것도 어려워진다.
결국 중국의 이런 상황들로 인해 한번은 문제가 터질 것이라는 얘기가 계속 나오고 있다.
그 시기에 대해서는 알 수 없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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